다섯 살짜리 우리집 큰놈이 어제 밥을 먹다가
물끄러미 내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난데없이 봉창 두드리는 소릴 하지 뭡니까.
"아빠는~ 뚱뚱하고~ 못생겼어."
처음엔 이 말이 좀 생뚱스러워 웃겼는데,
거짓말을 못하는 아이들인지라 다시 넌지시 떠봤죠.
"정말?"
"응."
"짜슥이, 누가 물어봤냐고? 밥이나 먹어."
갑자기 입맛이 싹 가셨습니다.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습니다.
오 주여! 진정으로 나를 버리시나이까....
오늘은 이 놈 비실비실할까 봐
한의원에 가서 녹용 네 첩 지어놓고 오는 길입니다.
저 놈이 만약 녹용 먹고 힘내면?
부질없는 걱정을 다 합니다.
아이구, 내가 내 안에 웬수를 하나 키웠구나.
아 앙증맞고 귀여운, 나의 미운 오리새끼.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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