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렸다 한다.
우리 동네 111동.
여기가 104동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평소 우울증에 시달려 왔고,
전날 밤 남편과 완강한 말다툼이 있었고,
아침에 남편이 출근하기 전...
추락의 깊이를 알면서 몸을 던지는 건 용기일까.
무슨 울분을 죽음으로 항변하려 하는지...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남은 건 그 사람이 죽어야 했던 이유가 아니라
어쨌거나 죽었다는 짤막한 사실 하나.
누구의 죽음도 전설이 되지 못한다.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
늦가을, 밤이 깊었다.
귀뚜라미 소리처럼 귀를 파고드는 이 적요.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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