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스크랩] 썩지 않는 슬픔/김영석

무아. 2010. 3. 16. 14:37
썩지 않는 슬픔

김영석


멍들거나
피흘리는 아픔은
이내 삭은 거름이 되어
단단한 삶의 옹이를 만들지만
슬픔은 결코 썩지 않는다.
고향집 뒤란
살구나무 밑에
썩지 않고 묻혀 있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흰 고무신처럼
그것은 어두운 마음 어느 구석에
초승달 걸려
오래오래 흐린 빛을 뿌린다.


출처 : 무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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