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버릴 것 하나 없다
책이며 옷 보따리, 전기기구 서넛
손때 묻은 신문 쪼가리에도 미련 남아
까짓것 스물 아홉의 짱짱한 청춘까지
질끈질끈 동이고도
용달차 한 대 안 차는 시퍼런 나이 생각하노라니
아무래도 얄궂다 세상
자꾸 노여움만 쟁쟁쟁 키를 세워
무연히 애꿎은 담배만 축내고 섰는데
내 삼년 세월 등 대고 누웠던 자리
난장난 방바닥의 온기가
그래도 정 들었다고
이렇게 함부로 갈 수 있냐고
맨발로 뛰어나와 한사코 발목 잡으니
어쩌자고 날은 이리 춥나
어쩌자고 몹쓸 정만 이리 많나.
출처 : 무아생각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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