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채(무아방)

[스크랩] 이사

무아. 2010. 3. 15. 13:50
 

이사










버릴 것 하나 없다

책이며 옷 보따리, 전기기구 서넛

손때 묻은 신문 쪼가리에도 미련 남아

까짓것 스물 아홉의 짱짱한 청춘까지

질끈질끈 동이고도

용달차 한 대 안 차는 시퍼런 나이 생각하노라니

아무래도 얄궂다 세상

자꾸 노여움만 쟁쟁쟁 키를 세워

무연히 애꿎은 담배만 축내고 섰는데

내 삼년 세월 등 대고 누웠던 자리

난장난 방바닥의 온기가

그래도 정 들었다고

이렇게 함부로 갈 수 있냐고

맨발로 뛰어나와 한사코 발목 잡으니

어쩌자고 날은 이리 춥나

어쩌자고 몹쓸 정만 이리 많나.



출처 : 무아생각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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