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내려가는
배배 꼬인 새끼줄
찌그러진 맥주캔 같은 것 싸짊어지고
그 사내 반야봉 오른다.
山 너머 山 山
어디다 배낭 풀어 마음 버려야 할까
이러고도 안락한 세 끼의 밥 노래할 수 있을까
맘 같지 않은 세월 찢긴 문풍지로 서서
푸부부부 바람결에 운다, 웃는다.
한때 불이었던 그 사내 산맥 버티지 못한다
이제는 아주 놓아버리는 거다 불온했던 생애
나목이여, 일렬횡대로 도열해 짝짝 손뼉 쳐주렴.
순간, 칼바람 전속력으로 달려와 뺨 때린다, 개자식!
거봐! 나목들 저희끼리 알몸 부벼 깔깔댄다.
발 아래는 까마득한 뱀사골
무연히 마음속 흐르는 계곡 찾아 귀기울인다
같이 세상 내려가자고 길 나선 물소리들
타일러준다 조잘조잘조잘
잠시 山이었던 그 사내 물이
된다, 山
내려간다.
출처 : 무아생각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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