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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치가 생기다

무아. 2010. 3. 13. 09:32


 

올 들어 처음 새치가 생겼다.

평소 염색하고 다녀서 잘 몰랐나 보다.

거울에 뭔가 희끄무레한 게 언뜻언뜻 비치길래 긴가민가 했다.

어쩌다 번지수 잘못 찾아 한둘 생기다 말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다.

미용실 아주머니가 요새 흰머리가 생기네요, 하면서

족집게로 새치를 여남 개 뽑는 걸 보고 조금 심란해졌다.

가끔 머리가 쥐나듯 지끈거리고 가렵곤 했는데 스트레스 탓인가?

내게도 세월은 비켜가지 않나 보다.

소설가 이청준님이나 빈민운동가 고 제정구 의원처럼

나중에 세련된 백발로 변모하면 모를까 별로 달갑지 않는 동거다.

더 걱정스러운 건 눈썹에도 새치가 생겼다는 데 있다.

이러다 무슨 '백미(白眉)' 되는 거 아냐?

삼국지 촉지 마량전에 오형제 중 흰 눈썹의 마량이 가장 뛰어나서

백미라고 일컬었다는 말이 있긴 하다.

갑자기 삼국지로 뛰어들 수도 없고...

어쨌거나, 쯧.

별 생뚱맞은 게 공연히 사람을 시름젖게 하누만.

 

 

 

 

 

 

 

 

출처 : 무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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