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처음 새치가 생겼다.
평소 염색하고 다녀서 잘 몰랐나 보다.
거울에 뭔가 희끄무레한 게 언뜻언뜻 비치길래 긴가민가 했다.
어쩌다 번지수 잘못 찾아 한둘 생기다 말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다.
미용실 아주머니가 요새 흰머리가 생기네요, 하면서
족집게로 새치를 여남 개 뽑는 걸 보고 조금 심란해졌다.
가끔 머리가 쥐나듯 지끈거리고 가렵곤 했는데 스트레스 탓인가?
내게도 세월은 비켜가지 않나 보다.
소설가 이청준님이나 빈민운동가 고 제정구 의원처럼
나중에 세련된 백발로 변모하면 모를까 별로 달갑지 않는 동거다.
더 걱정스러운 건 눈썹에도 새치가 생겼다는 데 있다.
이러다 무슨 '백미(白眉)' 되는 거 아냐?
삼국지 촉지 마량전에 오형제 중 흰 눈썹의 마량이 가장 뛰어나서
백미라고 일컬었다는 말이 있긴 하다.
갑자기 삼국지로 뛰어들 수도 없고...
어쨌거나, 쯧.
별 생뚱맞은 게 공연히 사람을 시름젖게 하누만.
출처 : 무아생각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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