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귀가하여 무심코 열어본 핸드폰에
두 개의 메시지가 찍혀 있네요.
하나는 우리 겨레에서 보낸 건데
비슬산 가니 빨리빨리 신청 어쩌구 저쩌구 하는 멘트구요.
또 하나는...
[kB카드] 임영보님 04/16 18:51
승인거절: 도난분실 카드
<회신 전화번호>
15881788
한 보름 전에 영문을 알 수 없이 국민카드를 분실한 적이 있는데
습득한 자가 오늘 물품을 사려고 한 모양입니다.
이미 분실 신고가 되어 있으니 승인이 떨어질 리 없었겠죠.
참 섬뜩한 세상이죠?
갑자기 이 불쌍한 작자가 혹 잘못되지 않았을까 궁금해 지네요.
야심한 밤에 카드사에 문의해 볼 수도 없구요.
내 얄궂은 "건망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보는 일이 없어야 될 텐데
에구, 이거 웬 고생이람?
참, 말이 나온 김에 주저리 주저리...
이놈의 카드 얘기만 하면 목구엉에 핏대가 섭니다.
외환카드였는데, 생각만 하면 이가 뿌득뿌득 갈리네요.
그동안 누구한테 발설하면 저 혼자만 바보될까 봐 쉬쉬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무리 속으로 억누르고 억눌러도 일없이 폭동처럼 들고 일어나
사람의 혈압을 한껏 휘저어 놓곤 하죠.
모 단체에서 만난 10년지기 선배가 있었습니다.
한 2년 전에 그 양반의 카드빚 보증을 잘못 섰다가
집안 기둥뿌리 뽑히기 직전까지 내몰린 것 생각하면 아직도 살떨립니다.
물론 속은 거였구요.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돈에 휘둘리는 딱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건 의도적으로 접근했으니 더 화가 치밀 수밖에요.
사람에게 툭 하면 감동 잘하는 지랄맞은 천성 때문에
흔히 은행에서 받는 대출, 연대보증 서는 줄 알고 갔다가
주민증 하나 잘못 내민 것이 엄청난 화근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날 이후, 당사자는 계속 연락두절 상태고
카드사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만만한 보증인에게 전화 해서
대신 갚지 않으면 차압 들어간다는 둥 온갖 공갈 협박을 서슴지 않고...
정말이지 머리끄댕이가 통째로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한참 두문불출하던 그때였던 것 같네요.
스트레스 때문에 살은 엄청 찌구요.(이건 핑계...)
한때 몽유병 환자처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전화벨만 울려도 섬칫 놀라고,
죄지은 사람처럼 이유없이 쿵 가슴이 내려앉곤 했습죠.
(중략)
지금 그 양반, 근저당만 엄청 잡힌 빌라를 경매 처분하고.
두 딸은 여자에게 맡기고 이혼한 뒤 결국 파산 신청을 냈답니다.
3류소설 같다구요?
저도 통속소설이나 드라마에나 나오는 뻔하고 뻔한 얘긴 줄 알았습니다.
그때의 후유증이 사실 아직까지 미치고 있답니다.
어찌하여 대충 수습은 했지만 현서엄마한테만 미안하게 됐죠 뭐.
내 나이 고작 마흔, 불혹이면 쉬 미혹되지 않아야 할 나이건만
내가 짧은 시간에 너무 오래 살아버렸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세상에 별 희한한 악연도 다 있네요.
세경이의 농담처럼 좀 철이 들어야 할 것 같군요. 후후.
여러분도 저의 무지에서 비롯된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으시길...
두 개의 메시지가 찍혀 있네요.
하나는 우리 겨레에서 보낸 건데
비슬산 가니 빨리빨리 신청 어쩌구 저쩌구 하는 멘트구요.
또 하나는...
[kB카드] 임영보님 04/16 18:51
승인거절: 도난분실 카드
<회신 전화번호>
15881788
한 보름 전에 영문을 알 수 없이 국민카드를 분실한 적이 있는데
습득한 자가 오늘 물품을 사려고 한 모양입니다.
이미 분실 신고가 되어 있으니 승인이 떨어질 리 없었겠죠.
참 섬뜩한 세상이죠?
갑자기 이 불쌍한 작자가 혹 잘못되지 않았을까 궁금해 지네요.
야심한 밤에 카드사에 문의해 볼 수도 없구요.
내 얄궂은 "건망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보는 일이 없어야 될 텐데
에구, 이거 웬 고생이람?
참, 말이 나온 김에 주저리 주저리...
이놈의 카드 얘기만 하면 목구엉에 핏대가 섭니다.
외환카드였는데, 생각만 하면 이가 뿌득뿌득 갈리네요.
그동안 누구한테 발설하면 저 혼자만 바보될까 봐 쉬쉬 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무리 속으로 억누르고 억눌러도 일없이 폭동처럼 들고 일어나
사람의 혈압을 한껏 휘저어 놓곤 하죠.
모 단체에서 만난 10년지기 선배가 있었습니다.
한 2년 전에 그 양반의 카드빚 보증을 잘못 섰다가
집안 기둥뿌리 뽑히기 직전까지 내몰린 것 생각하면 아직도 살떨립니다.
물론 속은 거였구요.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돈에 휘둘리는 딱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건 의도적으로 접근했으니 더 화가 치밀 수밖에요.
사람에게 툭 하면 감동 잘하는 지랄맞은 천성 때문에
흔히 은행에서 받는 대출, 연대보증 서는 줄 알고 갔다가
주민증 하나 잘못 내민 것이 엄청난 화근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날 이후, 당사자는 계속 연락두절 상태고
카드사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만만한 보증인에게 전화 해서
대신 갚지 않으면 차압 들어간다는 둥 온갖 공갈 협박을 서슴지 않고...
정말이지 머리끄댕이가 통째로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한참 두문불출하던 그때였던 것 같네요.
스트레스 때문에 살은 엄청 찌구요.(이건 핑계...)
한때 몽유병 환자처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전화벨만 울려도 섬칫 놀라고,
죄지은 사람처럼 이유없이 쿵 가슴이 내려앉곤 했습죠.
(중략)
지금 그 양반, 근저당만 엄청 잡힌 빌라를 경매 처분하고.
두 딸은 여자에게 맡기고 이혼한 뒤 결국 파산 신청을 냈답니다.
3류소설 같다구요?
저도 통속소설이나 드라마에나 나오는 뻔하고 뻔한 얘긴 줄 알았습니다.
그때의 후유증이 사실 아직까지 미치고 있답니다.
어찌하여 대충 수습은 했지만 현서엄마한테만 미안하게 됐죠 뭐.
내 나이 고작 마흔, 불혹이면 쉬 미혹되지 않아야 할 나이건만
내가 짧은 시간에 너무 오래 살아버렸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세상에 별 희한한 악연도 다 있네요.
세경이의 농담처럼 좀 철이 들어야 할 것 같군요. 후후.
여러분도 저의 무지에서 비롯된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으시길...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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