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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송년회 즐거우셨나요?

무아. 2010. 3. 13. 09:12
아직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죠?
저는 여러분들 생각하며 홀로 카페에 들어와 시간을 죽이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뿔이라는 놈에 놀아나지는 않는지...
여러 형님들 비롯하여 보고픈 얼굴들이 참 많은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네요.
저는 오늘도 10시를 훌쩍 넘겨 귀가했습니다.
평일은 새벽 3시를 넘나들기 일쑤죠.
일도 일이지만 나이많다는 이유로 떠맡은 자리 때문에
가끔 숨고를 겨를마저 없곤 한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일이 없는 건 당연지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올빼미 신세죠, 뭐.
요새 저는 이렇게 삽니다.
예전엔 그래도 사는 게 뭔지 뜬금없이 존재의 이유를 묻곤 했지만
요샌 그것마저 사치라고 여겨질 정도로 바쁘답니다.
도대체 이렇게 막 살아도 되는 건지... 쩝...

퇴근을 하면서 서울로 직행할까 잠시 갈등했지만
꾹 눌러 참았습니다.
왜냐면 사촌 결혼식이 있어 내일 새벽에 진해로 달려가야 한답니다.
인천공항에 근무 중인 노총각인데 자동차 경주에 미쳐
이제사 결혼을 합니다.
카레이서만은 안된다고, 자식은 전생에 웬쑤니 어쩌니 하면서
온 집안이 도시락 싸들고 반대를 했건만
결국 독불장군의 고집을 꺾지 못했습죠.
예전에 금강산 자동차 랠리에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좀 죄송한 말씀 하나.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일가친척들 모인 김에 마산에서 우리 준서 돌잔치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정확한 날짜는 23일인데 앞당겨 하는 겁니다.
여러분께 부러 연락을 취하지 않은 건
제 천성이 게으른 탓도 있고
뭐니뭐니 해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맘 때문입니다.
우리 가족들끼리만 모여 조용히 식사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우리 가족만 해도 얼추 30명에 육박하는 대부대입니다.
혹시 섭섭하신 분이 계시다면 이 지면을 통해 축하해 주면 될 것 같아요.
제 결혼식을 비롯하여 현서 돌 때에도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는데
또 둘째까지 성가시게 하는 건 맘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요새는 이상하게 자꾸 시끄러운 게 싫어지네요.
뭔가 끊임없이 동네방네 떠벌려야만
남들이 알아줄까 말까 하는 번잡한 세상사가
좀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어쨌든 여러분들 건강관리 잘 하세요.
해맞이 산행 때는 뵐 수 있어야 할 텐데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31일이 평일인 데다 어쩌면 방학 프로그램에 아직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
시간이 안될 것 같기도 하고.
또 뭣보다 모처럼 하루 쉬는 날에
산에 간다고 아득바득 우기기가 처자에게 좀 뻔뻔할 것 같기도 하고.
아 어쩔꺼나, 이 부남의 비애를...

(암튼 노력해 보겠습니다.)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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