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화성(華城)의 야경
보름을 이틀 앞둔 달이 화성 성곽 위에 떠 오르니
겨울로 가는 저녁바람이 차다.

동암문에서 바라보는 동북포루 너머로 해떨어진 서쪽 하늘에 엷은 노을이 물들고 있다.

북암문으로 성을 나와 바라보는 동북포루 옆으로 달이 따라와 있다.

용연쪽에서 바라보는 방화수류정이 저녁하늘에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우뚝 서있다.

어스름 저녁 용연에 그림자를 어리는 방화수류정이 수려하다.

용연 가운데 작은 섬 위에 늘어진 수양버들 위에 달이 떴다.

아직 조명이 켜지지 않은 방화수류정 옆으로 달을 가져와 본다.

화홍문 옆으로 나와 성 밖에서 바라보니 또 다른 모습이다.

남쪽으로 흐르는 수원천이 7개의 아치형 홍예문을 통하여
수원 화성 안으로 흘러들어오도록 설계한 화홍문.
살얼음이 얼기 시작한 개울에 비친 야경이 아름다웠다.

다시 용연쪽으로 나오니 조명받은 방화수류정의 아름다운 건축미에 감탄하게 된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은 정조가
당쟁으로 인하여 뒤주 속에서 죽임을 당한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에서
화성으로 수도를 옮길 계획을 세우고 1794에 성을 쌓기 시작하여 2년 뒤인 1796년에 완성한 것이다.

장안문을 지나 장안공원을 따라 화서문 방향으로 가며 바라보는 북서포루도 멋지다.

속이 비어 있는 망루라는 뜻의 공심돈 중에서 서북공심돈은 그 외형적인 아름다움이
수원화성을 인상 깊게 만드는 건축물이다.
그 가운데를 2층으로 구분하여 널빤지로 누를 만들고 나무 사닥다리를 사용하며,
벽면에 구멍을 많이 뚫어서 바깥을 살피며 백자총(百子銃)을 발사하도록 설계하였다 한다.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이 어우러져 이루는 야경을 바라보며
200여년 전 화성을 설계한 분들의 미적인 감각에 감탄하게 된다.

팔달산 자락으로 올라가는 성벽 옆에 달빛 비친 소나무가 아름답다.

서북각루를 바라보고 나서 점점 떨어지는 기온에 발길을 돌린다.

성곽 안쪽에서 보는 북포루가 밖에서 올려보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다.

동편에 자리잡아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일종의 연병장인 동장대(연무대)가
200여년의 역사를 지키고 서있다.

동장대 옆에서 바라보니 동편의로 동북공심돈이 양 옆으로 성곽의 사열을 받으며 늠름하게 서 있다.

고요한 달빛이 아름다운 우리의 문화유산 화성을 적시는 가운데 차가운 초겨울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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