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스크랩] 길

무아. 2010. 3. 16. 15:02

삶이란

얼마간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

 

돌아다녀보면

조선팔도(朝鮮八道),

모든 명당은 초소다

 

한려수도, 내항선(內港船) 배때기로 긴 자국

지나가고 나니 길이었구나

거품 같은 길이여

 

세상에, 할 고민 없어 괴로워하는 자들아

다 이리 오라

가다보면 길이 거품이 되는 여기

내가 내린 닻, 내덫이었구나

 

 

- 황지우

 

[게 눈 속의 연꽃] ,문학과지성사, 1990

출처 : 무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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