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탈상
오늘은 고추모를 옮긴다.
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
바람이 내려와
어린 모를 흔들 때
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남녘땅 고추밭
햇빛에 몸을 말릴 적
떠난 사람 자리가 썩는다
붉은 고추가 익는다
-허수경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실천문학사.2007.
출처 : 무아생각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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