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터의 마음 / 함민복
내 살고 있는 곳에 공터가 있어
비가 오고, 토마토가 왔다 가고
서리가 오고, 고등어가 왔다 가고
눈이 오고, 번개탄이 왔다 가고
꽃소식이 오고, 물미역이 왔다 가고
당신이 살고 있는 내 마음에도 공터가 있어
당신 눈동자가 되어 바라보던 서해바다가 출렁이고
당신에게 이름 일러주던 명아주, 개여뀌,
가막사리, 들풀이 푸르고
수목원, 도봉산이 간간이 마음에 단풍 들어
아직은 만선된 당신 그리움에 그래도 살 만하니
세월아 지금 이 공터의 마음 헐지 말아다오
출처 : 여행, 바람처럼 흐르다
글쓴이 : 여울 원글보기
메모 :
'생각하는 의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흰 부추꽃으로 (0) | 2010.03.16 |
---|---|
[스크랩] 달나라의 장난 (0) | 2010.03.16 |
[스크랩] 말하지 않은 슬픔이 (0) | 2010.03.16 |
[스크랩] 아무도 모른다 (0) | 2010.03.16 |
[스크랩] 견디다 (0) | 2010.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