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글

[스크랩] 건망증의 결정판

무아. 2010. 3. 13. 09:10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것 같아 비밀로 할까 했는데
축축한 날에 힘겨우신 분들 잠깐이나마 즐거우시라고...



지난 일요일에 시험대비차 학원에 나갔습니다.
두 학교의 월요일 시험이 영어인 고로
5시간 동안 학생들 시험준비 끝내놓고
홀가분하게 문을 잠그고 집에 돌아왔습죠.
아뿔싸! 현관문을 여는 순간 저는 혼비백산할 뻔했죠.
자습한다고 늦게까지 학원에 남아 있는 아이들이 몇 있었는데
확인도 않고 그냥 문을 잠그고 온 거예요.
뒤늦게야 사태를 알아차린 저는 전화통을 부여잡고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 했습니다.
꼼짝없이 학원에 갇힌 아이들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다행히 안에서만 열 수 있는 쪽문이 있어 사태가 수습이 되긴 했지만요.

저의 심각한(?) 건망증은 4년 전 무전기 분실사건(버너와 코펠까지)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기산행 후 종호형님의 이태원 가게에서 뒤풀이를 끝내고
하필이면 비오는 날이고 해서 일행들과 같이 용산까지 택시를 탔는데
불과 5분도 안되는 그 사이에 그냥 두고 내렸지 뭡니까.
택시를 저만큼 보내고 나서야 퍼뜩 생각이 나더군요.
정환 형님이 당시 최신형으로 모토로라 무전기(70만원대)를 기증한 것이었는데
몇 번 써보지도 못하고 뭐 죽쒀서 개준 셈이 됐죠.
몇 군데 택시회사와 분실물 센터에 문의를 했는데 행방이 묘연했구요.
지금 쓰는 무전기는 죄책감에 제가 다시 용산에서 중고(34만원)로 산 건데
그나마 배터리 상태가 나빠 최근에 교체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는 남들에게 오히려 꼼꼼하다 소릴 들었는데
살이 찌면서 성격도 두루뭉수리하게 변해가나 봅니다.

What shoud I do?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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