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을 보니 한북정맥 가신 분들 잘 다녀오셨나 보군요.
숨통이 턱턱 막히는 더운 날씨였을 텐데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상민이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족히 상상이 되는군요.
저는 지난 주말(금~월 오전)에 멀리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가족들이 다 모이는 집안 행사가 좀 있어서요.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아주 가끔
짝잃은 기러기처럼 혼자만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것이 거추장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가령 먼 길을 가야 할 때,
그것도 여행이 아니라 어떤 목적 때문에 오직 가야만 하는 일이 전부일 때 더욱 그렇죠.
물론 만만치 않은 비용도 무시할 순 없구요.
월요일 오전에 부랴부랴 올라와 바로 출근해서 월요일 내내 비실댔고,
어제는 일이 좀 바빠 여념이 없었네요.
이번엔 내려가는 길에 조금 잔꾀를 부려 진안 마이산을 거쳐 갔습니다.
어차피 가야 하는 길 좀 즐기면서 가는 게 어떻겠냐고...
마이산은 총각 때부터 언젠가 내게 사랑하는 식구가 생기면
꼭 데려가겠노라 작정해 둔 곳이었습니다.
(또 한 곳을 꼽는다면 점봉산 주전골과 한계령. 앗 이건 일급비밀인데...)
어느해 봄에 혼자 느닷없이 버스를 타고 달려간 곳, 마이산.
세상의 모든 고뇌를 마치 제것인양 짊어지고 봄그늘 아래 앉아 하냥 시름하다가 왔었죠. 어느 시인이 봄날 시름은 술보다 진하다고 했던가요.
게다가 탑사의 돌탑 정경과 암수 마이봉이 너무 인상적이어서일까,
그곳이 오래토록 기억의 한 켠에 아름다운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그때는 아 세상에 이렇게 신비로운 곳도 있구나 하는 그런 느낌,
갑자기 모든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해결되어 버린 느낌,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알아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죠.
아주 일순간에 말이죠.
사실 이번엔 예전보다 더 무계획으로 덤벼서 웃지 못한 해프닝만 연출하고 왔습니다.
북부 주차장쪽(정상에 오르는 길이 짧음)으로 6개월짜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갔는데
예상치 못했던 돌계단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더군요.
예전에 갔던 남부 주차장쪽만 생각하고 생각없이 올랐는데
이미 낸 입장료가 아까와 중도에 포기할 순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유모차를 계단 초입에 유기(?)하고
정상에 올라 탑사 쪽으로 넘어갔죠.
애 둘을 끼고 안고 업고, 때로는 던지고 받고 하면서요.
더구나 애기엄마는 하이힐류 신발을 신고 있어서
종국에는 발이 아파 맨발로 어기적어기적 걸어야 했습니다.
하산 후 다시 북부주차장으로 택시 타고 가서
다시 유모차가 있는 곳까지 등산을 해야 했지요.
머리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제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생한 만큼 우리 꼬맹이들에겐 첫 산행이라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혹시 마이산 안 가보신 분 있으면 꼭 가보세요.
조금 길게 등산코스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기왕이면 4월 마이산 초입에 은빛 벚꽃이 만발할 때면 더 좋을 것 같군요.
사진을 보니 만산홍엽이 어우러진 늦가을에 가셔도
탑사와 마이봉 풍경이 썩 괜찮을 듯하네요.
여기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더 좋겠구요.
누구에게 말못할 존재의 고독이 있으신 분은
혼자 조용히 다녀오시는 편이...
<a href="http://mountains.new21.net/san/mai.htm">마이산 자료</a><p>
숨통이 턱턱 막히는 더운 날씨였을 텐데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상민이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족히 상상이 되는군요.
저는 지난 주말(금~월 오전)에 멀리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가족들이 다 모이는 집안 행사가 좀 있어서요.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아주 가끔
짝잃은 기러기처럼 혼자만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것이 거추장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가령 먼 길을 가야 할 때,
그것도 여행이 아니라 어떤 목적 때문에 오직 가야만 하는 일이 전부일 때 더욱 그렇죠.
물론 만만치 않은 비용도 무시할 순 없구요.
월요일 오전에 부랴부랴 올라와 바로 출근해서 월요일 내내 비실댔고,
어제는 일이 좀 바빠 여념이 없었네요.
이번엔 내려가는 길에 조금 잔꾀를 부려 진안 마이산을 거쳐 갔습니다.
어차피 가야 하는 길 좀 즐기면서 가는 게 어떻겠냐고...
마이산은 총각 때부터 언젠가 내게 사랑하는 식구가 생기면
꼭 데려가겠노라 작정해 둔 곳이었습니다.
(또 한 곳을 꼽는다면 점봉산 주전골과 한계령. 앗 이건 일급비밀인데...)
어느해 봄에 혼자 느닷없이 버스를 타고 달려간 곳, 마이산.
세상의 모든 고뇌를 마치 제것인양 짊어지고 봄그늘 아래 앉아 하냥 시름하다가 왔었죠. 어느 시인이 봄날 시름은 술보다 진하다고 했던가요.
게다가 탑사의 돌탑 정경과 암수 마이봉이 너무 인상적이어서일까,
그곳이 오래토록 기억의 한 켠에 아름다운 풍경으로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그때는 아 세상에 이렇게 신비로운 곳도 있구나 하는 그런 느낌,
갑자기 모든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해결되어 버린 느낌,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알아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죠.
아주 일순간에 말이죠.
사실 이번엔 예전보다 더 무계획으로 덤벼서 웃지 못한 해프닝만 연출하고 왔습니다.
북부 주차장쪽(정상에 오르는 길이 짧음)으로 6개월짜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갔는데
예상치 못했던 돌계단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더군요.
예전에 갔던 남부 주차장쪽만 생각하고 생각없이 올랐는데
이미 낸 입장료가 아까와 중도에 포기할 순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유모차를 계단 초입에 유기(?)하고
정상에 올라 탑사 쪽으로 넘어갔죠.
애 둘을 끼고 안고 업고, 때로는 던지고 받고 하면서요.
더구나 애기엄마는 하이힐류 신발을 신고 있어서
종국에는 발이 아파 맨발로 어기적어기적 걸어야 했습니다.
하산 후 다시 북부주차장으로 택시 타고 가서
다시 유모차가 있는 곳까지 등산을 해야 했지요.
머리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제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생한 만큼 우리 꼬맹이들에겐 첫 산행이라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혹시 마이산 안 가보신 분 있으면 꼭 가보세요.
조금 길게 등산코스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기왕이면 4월 마이산 초입에 은빛 벚꽃이 만발할 때면 더 좋을 것 같군요.
사진을 보니 만산홍엽이 어우러진 늦가을에 가셔도
탑사와 마이봉 풍경이 썩 괜찮을 듯하네요.
여기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더 좋겠구요.
누구에게 말못할 존재의 고독이 있으신 분은
혼자 조용히 다녀오시는 편이...
<a href="http://mountains.new21.net/san/mai.htm">마이산 자료</a><p>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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