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음식 간보기
아내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 앞에 가져와 한 숟갈 내밀며 간을 보라 한다
그러면
"음, 마침 맞구먼, 맛있네!"
이것이 요즈음 내가 터득한 정답이다.
물론, 때로는
좀 간간하기도 하고
좀 싱겁기도 할 때가 없지 않지만―
만일
"좀 간간한 것 같은데" 하면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 나서
"뭣이 간간허요? 밥에다 자시면 딱 쓰것구만!'
하신다.
만일
"좀 삼삼헌디" 하면
또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 나서
"짜면 건강에 해롭다요. 싱겁게 드시시오."
하시니 할말이 없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고?
아내 음식 간 맞추는 데 평생이 걸렸으니
정답은
"참 맛있네!"인데
그 쉬운 것도 모르고….
본명 姜洪基
전남 순천 출생
1962년 서울대학교 국문과 졸업
1962년 『現代文學』으로 등단
시집,『林步의 詩들 59-74』『山房動動』 『木馬日記』 『은수달 사냥』
『황소의 뿔』 『날아가는 은빛 연못』 『겨울, 하늘소의 춤』 『구름 위의 다락마을』
『운주천불』 『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자연학교』 『장닭 설법』
논저,『현대시운율구조론』 『엄살의 시학』
충북대학교 교수 역임
‘우리시회’ 활동 중
출처 : 무아생각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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