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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당신도 나처럼 이렇게 생각하지?

무아. 2010. 3. 13. 09:29
나도 이번주에 로또 5장(1만원)을 샀답니다.
너도나도 없이 하도 로또라는 놈이 열풍이라서요.
안 사면 혼자만 바보 되고 어쩐지 손해보는 것 같더라구요.
정말이지 머리털 나고 복권이라는 복권은 통털어
열 장도 안 사봤을 겁니다.
남들이야 그러든 말든 나름대로 건강하고 정직하게 살고 싶었죠.
좀 우스운가요? 바른생활맨이라구요?
어떡하죠? 저는 진심인데...
이 부조리한 사회에 혼자만라도 청량한 바람이 되고,
따뜻한 온기가 되고,
이 아슬아슬한 삶의 울타리를 지키는 올곧은 파수꾼이 되고,
후후, 그렇게 살고 싶었죠.
그래도 내가 청춘을 바쳐 거리에서 외쳤던 젊은날의 뜨거운 열정을
한낱 구호로 저버리고 싶지 않았죠.
젊은날엔 사실 그 이상만으로 버티고 살았는데..
아, 그런데
가끔 이 사회는 순진한(?) 사람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기도 하죠.
지금 로또 열풍이 그렇네요.

언론에선 뒤늦게 불끈다고
로또가 무슨 사행심을 조장한다느니
한탕주의에 물든 집단의 이상 심리니 어쩌니 그러지만
이 미친 바람을 누가 잠재운다 말입니까?
그래요,
나도 복권 열풍이 부는 이 불온한 사회가 진정 건강하지 않다는 걸 알지.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
한마디로 우울한 세상이지.
그런데 정말 문제인 건 한탕주의에 물들게 했던 장본인,
병든 사회가 아닐까요?
일찍이 건강한 노동을 통해 정당하게 자본을 축적하는 사회였으면
사람들이 이러지 않겠죠?
돈이 전부인 것처럼 군림하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이러지 않겠죠?
상류층이 정말 상류층인 것처럼,
서구 유럽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처럼
상류층인만큼 사회에 기부하고 헌신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설치진 않겠죠?
문제는 늘 다수야.
다수가 문제라구.
다수가 들고 일어나는 건 분명코 문제가 있는 거라구.
바야흐로 돈이 돈을 벌고,
돈이 사람 위에 군림하고,
없는 것이 죄가 되고,
돈없으면 행복조차 추구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누가 건전한 노동으로 아득바득 돈을 벌려고 하겠냐고?

당신이라면 정말 이 한몸 뼈빠지게 굴려서
밑빠진 독에 물 붓듯이 돈 벌겠냐고?
정말 그러겠냐고?
지금 당신들도 나처럼 이렇게 생각하지?
"당첨되면 두고봐!"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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