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
[스크랩] 싱그러운 여름숲을 거닐어 보는 여행....방태산
무아.
2010. 3. 17. 09:59
싱그러운 여름숲을 거닐어 보는 여행 흐린 날씨에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의 멋진 풍광은 언제 보아도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제를 지나 내린천으로 이어지는 산길엔 밤꽃과 개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산비탈따라 이어진 논다랑이에 모가 줄지어 심어져 있는 논바닥에는 산자락들이 내려와 일렁거렸습니다. 길옆으로 하얗게 피어있는 감자꽃을 보고 사진을 찍으려 밭이랑으로 들어갔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감자꽃들... 어렸을쩍 감자캐던 기억... 호미로 땅을 파고 줄기를 쑤욱 뽑아 올리면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던 감자들.. 점점 깊은 산속으로 이어진 진동계곡은 아직도 여린 연두빛깔을 띠고 있는 나뭇잎새들이 곱고, 신갈나무 박달나무등의 활엽수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숲은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하다. 겨울이면 거센 골바람이 분다는 쇠나드리는 바람이 불면 소가 날아갈 정도여서 쇠나드리라는 재미있는 지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몇해전 가을... 넓은 평원에 바람따라 흔들리던 은빛 억새들의 기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는 진동계곡의 깊은 오지에 있다는 한 산장을 찾아 올라갔다 인적이 드문 산속에 숨은듯이 자리잡고 있는 '연가리 맑은터'에는 자칭 <돌싱>으로 살아간다는 젊은 여인이 낯설은 객들을 맞아주었다 네마리의 개들과 살면서 나물도 뜯고, 이곳이 좋아 일부러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숙박도 제공해주면서 살아간다는 야생화(닉네임 이기도하다) 같은 그녀의 색다른 삶에 자연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여유가 엿보였다. 방태산은 국내 여느 산과는 확실히 다른 즐거움이 있다 산자락 주변으로는 내린천, 진동리, 방동리, 미산리, 살둔, 귀둔, 월둔, 아침가리. 적가리,곁가리,명지가리 등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 가득하다. 내가 좋아하는 방태산은 가을산의 단풍도 아름답지만,여름숲이 가져다주는 상큼한 숲냄새를 맡을수 있는 숲속을 걷는 맛도 각별했다. 맑은 계곡물이 넓직한 바위위로 떨어지는 이단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도 인상적이고.... 휴양림답게 초보자라도 안심하게 산을 오를수 있도록 자세한 안내팻말이 적당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고 숲은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들만 오르내릴뿐 한적해서 더욱 좋았다 산길로 들어서자 숲은 싱그러웠고 바닥에 부서져 쌓여있는 갈잎은 맨발로 걸어도 좋을만큼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촉감이 카펫트위를 걷는 느낌이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쭉쭉 뻗어 올라간 전나무 잎새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갖가지 나무 잎새들이 건강하다 길게 숨을 들여 마시면 가슴안이 환하게 걸러질것 같은 비온뒤의 푸성귀 같은 싱싱한 공기... 산길 여기 저기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찔레꽃들의 달큰한 향기도... 맑디 맑은 계류는 곳곳에 작은 소와 폭포를 이루고 있고. 단하나 아쉬운것은 그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그냥 산을 내려와야 했으니.. 내려오는 틈틈히 뒤돌아보면 숲은 말없이 우리를 배웅하고 아쉬운 마음만 길끝에 걸어두고 왔습니다 내 또 너를 다시 찾아오리라!!
수줍은 시골색시처럼 소박한 감자꽃
그대들의 발밑에는 뱀딸기도 보이더이다!
- 연가리 맑은터 - 산장
야생화님과 길잡이님의 야그는?
산장 앞마당에서 보이는 전경....
- 방태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