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강원도 인제, 진동계곡 연가리골의 숲길과 방태산 계곡
★ 강원도 인제, 진동계곡 연가리골의 숲길과 방태산 계곡 ★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鄭鑑錄)'은 난리를 피해 숨어 살기 좋은 곳, 삼재가 들지 않는 땅인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水, 風, 火의 세가지 재난이 들지 않는 곳)'로 강원도 인제의 후미진
일곱 군데를 들어 '3둔(屯) 4가리'를 꼽았다. 모두가 지형 상으로 볼 때 외부에서의 접근이
어려운 병(甁) 모양으로 입구는 좁고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분지를 이루는 형국의 지형지세들이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오지(奧地) 중의 오지인 땅이다. 한때 정감록을 신봉하던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아들어 약초를 캐고 화전을 일구던 은자들의 세상이었다.
3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生屯), 달둔(達屯), 월둔(月屯)을, 4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조경동), 적가리, 연가리, 그리고 홍천군 내면의 명지가리(명개리)를 말한다.
"둔(屯)"은 유심한 골짜기로 이어지는 깊은 곳에 사람 몇이 숨어살 만한 작은 은둔처를 가리키고,
"가리(갈이:耕)"는 화전을 일구어 한나절 밭갈이 할만한 곳으로 난세를 피해 터붙이로 살아갈
만한 곳이라는 뜻이다. 사방이 험산으로 둘러싸여 바깥으로 노출이 안되는데다 물이 있고 경작
가능한 땅이 있어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곳, 그러니 온 세상에 난리가 나도 능히 숨어살 수
있는 곳이다. 이곳들은 점봉산, 방태산, 구룡덕봉, 가칠봉, 개인산 등 해발 1천2백∼1천4백m급
고산 자락에 깃들어 원시의 자연미를 고스란히 보존한 채 세속의 접근을 거부하고 그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사는 주민들은 3둔 4가리의 속내가 속세에 알려지는 것을 극구 사양하였다.
그러나 산골 마을 사이로 포장도로가 생겨나면서 3둔 4가리는 피장처가 아니라 이제는 피서를
겸한 트레킹 명소로 변신하고 있다.
연가리골의 감자밭
감자꽃
연가리골의 '연가리 맑은 터'
연(緣)이 아니면 찾지 못할 곳, 개울의 돌다리를 건너고 한적한 숲길 따라 오르면 연가리골 '야생화'님
(장금옥씨)의 황토로 지은 '연가리 맑은 터'가 외로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계곡 끝자락에서 백두대간을 만나고,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와 밤하늘의 초롱한 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마당에 피어난 꽃처럼, 그녀 역시 자연을 닮은 모습이다.
방태산의 비경 2단 폭포
방태산(芳台山:1,435.6m)은 4가리 중의 하나인 적가리골에 속한다. 적가리골은 아주 오랜 옛날
운석이 떨어져 생긴 운석분지라고 한다. 방태산은 숲과 어울린 계곡이 빼어난 곳이다.
계곡의 이름은 방대천(芳臺川). 원시의 짙은 숲이 품고 있는 계곡은 폭포와 바위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계류는 손으로 그냥 떠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너른 바위에 주저앉아 옥류에 탁족(濯足)이나 하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