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스크랩] 남편
무아.
2010. 3. 16. 14:51
남편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되지 하고
돌아 누워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나에게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 준 남자
문정희(1947 ~)
전남 보성 출생
동국대학 국문과, 동 대학원 졸,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
초기 작품에서 그는 시적 대상을 감각으로 그려내었다. 삶, 현실, 소망을 자신의 시적 감각으로 정확히 포착하여 정서적 감각으로 묘사를 하던 시풍은 후기로 와서 얼마간 모습을 달리 한다. 점차 일상사에 대한 신변적 사항을 시에 담으려는 의지가 진행된다. 이는 그의 시를 보다 깊이있는 삶에 대한 통찰의 소산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시집 : 꽃숨(1965), 문정희 시집(1973),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1984), 아우내의 새(1986), 그리운 나의 집, 찔레(1987), 하늘보다 먼 곳에 메인 그네(1988), 제 몸 속에 살고 있는 새를 꺼내 주세요.(1990)
수상 : 현대문학상(1975)
출처 : 무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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