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스크랩] 손 한번 흔들었을 뿐인데
무아.
2010. 3. 16. 14:44
떠난다고 하길래
다만,손을 흔들었지
떠난다는 너에게
딱히 보여줄 것이 없어서
멀찌감치 서 있는게 왠지 허전해서
한쪽 팔목이 들렸다 내려앉은 것 뿐인데
손을 흔들고 마음을 흔들며
온 몸이 내내 흔들렸네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한때는 우리가 하나였다니
우리가 한줄기였다니 눈물이 난다
모르고 스쳐가고 스쳐오는 저 바람처럼
떼어놓았다 마주치고 마주쳤다 떼어진
너와 나도 이젠 더 이상 같은 길을 가지 못하리
바람처럼 이길 저길을
등을 돌리고 떠돌아야하리
손을 흔들어 보인 것 뿐인데
다만, 손 한번 흔들렸을 뿐인데
김종원
출처 : 무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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