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스크랩]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무아. 2010. 3. 16. 14:42
*~*~* 질투는 나의 힘 *~*~*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내가 걸어온 내 생의 발자욱을 되짚어 보면은 그건 선명하게 드러난다.
질투는 나의 힘이 아니었다, 그건 단지 나를 자극하기 위한 너의 힘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데 너무나 많은 숫자가 필요했었다.
질투를 유발한 너, 그 질투의 타켓이 되어버린 나.
아직도 ...
그 힘은 내 마음을 마구 파헤치고 있는 중이다.
그 질투가 나의 힘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출처 : 시사랑
글쓴이 : 초록여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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