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스크랩] 산정묘지/조정권
무아.
2010. 3. 16. 14:37
입술의 노래는 흙으로 돌아가지 않으리. 스스로의 영혼을 입술로 불어서 불씨를 일으키는 데 사용했던 입은 흙으로 되돌아가도, 입술의 노래는 大地에 묻히지 않으리. 내가 되돌려 주어야 할 것은 고뇌를 담기 위해 태어난 두 손, 방황을 하기 위해 태어난 두 다리 그리고 땅의 住民임을 표시하는 살, 언젠가는 흙으로 되돌려 주어야 할 이 형벌의 뼈. 아, 아, 암흑의 관을 쓰고 땅을 기어가는 흉한 짐승처럼 고뇌하는 이마와 방황하는 긴 막대기를 지닌 이 형벌받은 살.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되돌려 주어야 할 혀. 하나 혀로서 부른 입술의 노래는 흙으로 돌아가지 않으리. 하나의 나약한 나뭇잎조차 소리없이 떨어지는데도 힘이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도 스스로의 영혼을 불어 끄기 위한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오, 밤이 오고 있다. 大地여! 우리들이 달려가고 있다, 아직은 관뚜껑을 닫지 말아다오. 아직은 관뚜껑을 닫지 말아다오. 우리들 모두는 바람 속을 뛰어가는 촛불이다. 詩 : 조정권 樂 : Send in the Clowns - Antonio Serrano 美 : The Fox Bay, from Crimean Episodes - Sergei Novozhilov |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묘상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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