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가된나무

[스크랩] 바닥이 빛나는것들을 업고

무아. 2010. 3. 15. 13:25
 
      바닥이 빛나는것들을 업고 -임의진글 노래:수니- 자작나무숲으로 업히러 간다 나이테는 나이테를 가지는 가지를 업고 마디가 굵은 생솔가지는 부엉이를 업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곤충들까지 휘어져라 업고 있다 싸락눈이 내리면 외진 길섶부터 차곡차곡 업고 언덕만큼 쌓이자 옹달샘과 골짝물이 이젠 내 차례야 이리 업혀 줘, 다투어 등을 내밀었다 그렇게 서로의 이름표를 업어주지 않았다면 서로의 체온과 서로의 슬픔을 업어주지 않는다면 바닥이 빛나는 것들을 업어주지 않는다면 어머니가 어부바 우리를 업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으리 따뜻한 등을 껴안지도 못하였으리 나 몸무게를 줄이고 자작나무숲으로 들어간다 별밤을 업고있는 통나무집에 내 아이를 업고 잠을 재우는 여자에게 간다 여자가 업고 있는 세월이 어디 아이 하나 뿐이랴 어디 바람 한 점 뿐이랴
출처 : 참생명[글로니즘]
글쓴이 : 조약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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