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빛나는것들을 업고
-임의진글 노래:수니-
자작나무숲으로 업히러 간다
나이테는 나이테를
가지는 가지를 업고
마디가 굵은 생솔가지는 부엉이를 업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곤충들까지 휘어져라 업고 있다
싸락눈이 내리면 외진 길섶부터 차곡차곡 업고
언덕만큼 쌓이자 옹달샘과 골짝물이 이젠 내 차례야
이리 업혀 줘, 다투어 등을 내밀었다
그렇게 서로의 이름표를 업어주지 않았다면
서로의 체온과 서로의 슬픔을 업어주지 않는다면
바닥이 빛나는 것들을 업어주지 않는다면
어머니가 어부바 우리를 업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으리
따뜻한 등을 껴안지도 못하였으리
나 몸무게를 줄이고 자작나무숲으로 들어간다
별밤을 업고있는 통나무집에
내 아이를 업고 잠을 재우는
여자에게 간다
여자가 업고 있는 세월이
어디 아이 하나 뿐이랴
어디 바람 한 점 뿐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