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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착각은 자유

무아. 2010. 3. 13. 09:31

내가 가르치는 한 아이가 한석봉의 어머니가 신사임당이라 한다.

한참을 웃었다. 생각해 보니 그럴 만하다.

조선의 어머니상인 신사임당이 붓을 놓고 떡을 써는 일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지만

영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왜? 어머니니까.

녀석에게 말미에 조용히 타이른다.

어디 가서 아는 체 말고 입 봉하라고...

그러면서 슬쩍 한마디 농을 건다.

"넌 신사임당을 영어로 뭐라는지 아니?"

"신사임당도 영어가 있어요?"

"있으니까 묻지, 짜샤."

"어, 뭐지? 처음 듣는데..."

"I am a gentleman."

잠시 형광등이 깜빡깜빡하더니 이내 푸헬헬....

 

 

어릴 적 나도 그런 적 있다.

스페인과 에스파니아가 같은 나라라는 걸 안 뒤

오랫동안 굳건했던 내 믿음에 동요가 생겼다.

태국과 타이 때도 그랬고....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자꾸 헷갈리는 건 도통 모르겠고....

에레베스트산인지 에베레스트산인지...

히말리야인지 히말라야인지...

왜 뇌졸증이 아니고 뇌졸중인지...

 

누가 우스갯소리로 착각은 시계소리고 망상은 해수욕장이라더니

정말 착각은 완전 자유인 거다.

그 별볼일 없는 착각 때문에 오늘도 웃는다.

 

출처 : 무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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