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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준서라는 이름 어때요?

무아. 2010. 3. 13. 09:08
우리 둘째놈이 세상에 나온 지 딱 한달 됐네요.
E.T 같이 쭈글쭈글하던 얼굴이 조금씩 사람답게 바뀌고
볼에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름은 '준서'라고 지었습니다. 俊序(준걸 준, 차례 서).
한글은 우리가 짓고 한자는 작명소에 부탁했죠.
내 이름 같으면 그냥 싸구려로 아무렇게나 짓고 말겠는데
그래도 제 새끼라고 맘대로 안되네요.
평소 미신이라고 치부하던 것들도 자식 앞에선 솔직히 배척하기 힘들구요.
부모 맘이란 게 뭐 그런가 봐요. 좀 미련스럽죠.
여느 부모나 다 그런 애틋한 맘으로 자식을 애지중지하며 키웠을 텐데...
그런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도 있죠.
준서라고 하니까 누가 '가을동화'에 나온 주인공 이름이라고 하네요.
물론 그걸 염두에 둔 건 아니었구요.
첫째가 현서라 '서'자로 돌림자를 찾다 보니 그리 됐네요.
어때요? 어감이 남자답고 씩씩해 보이지 않는가요?
그러거나 말거나...

한 10여일 전에 동사무소에 가서 출생신고를 하고
바로 주민등록등본을 떼봤더니
제 이름 석 자 밑에 세 명의 이름이 얹혀 있어서 잠시 감동 먹었답니다.
맨 아랫칸에 갓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된 요 녀석이 끼어 있더군요.
드디어 대한민국 표준의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다는 자부심,
님들아!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 알것수? 음하하하하....
어쨌든 부지런히 돈 벌어야겠네요.







출처 : 겨레사랑산악회(since1992)
글쓴이 : 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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